동강 어라연 산소길
어라연 삼선암을 전망바위에서 내려다보고
이제 동강 가까이로 내려와 걸었다.
오늘 걸은 길은 동강 어라연 산소길로
아름다운 산길과 강변 길을 걷는 트레킹 코스이기도 한데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면 강원도엔 산소(O2)길이 있다고 한다.
저멀리 삼선암이 보이고 강물은 옥색 물빛을 띠고 있었다.
노란 원추리꽃도 반기고~
산과 산 사이 동강이 고요히 흐르고 있다.
키큰 초록의 억새풀도 헤치고~
바위틈에 핀 작은 꽃도 만나고~
강원도 정선과 평창, 영월 땅을 차례로 적시는 동강은
뼝대(강원도에서 '벼랑'을 이르는 말)를 끼고 굽이굽이 흐르는데
태백 금대봉 자락 검룡소에서 발원한 물이 골지천을 이루고
정선에서 송천과 만나는데 여기에 오대산에서 발원한 오대천이 합해지며
'동강'이라는 이름을 얻고,
동강은 영월에서 서강과 합수해
남한강 줄기를 이뤄 한강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동강의 나룻배~
산그림자도 동강에 풍덩~
동강 할미꽃인지는 모르지만 할미꽃 열매도 만났다.
흰 털로 덮인 열매의 덩어리가 할머니의 흰머리 같기 때문에 붙여진 할미꽃~
동강 할미꽃은 한국 고유종으로
강원도 정선, 영월(동강), 삼척의 석회암 바위 틈에서 자라는데
꽃이 필때 하늘을 보고 피면서 갖가지 다양한 색깔을 갖는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본격적인 레프팅 철이 되면 계곡이 소란스러울것 같다.
예쁜 꽃도 만나고~
건너편 뼝대 아래로 강물이 흐르고...
강물이 어디로 갔을까~
저기, 뼝대 아래 흐르고 있지요~
이정표가 나오며 흙길이 이어졌다.
거운분교까지 4km~
<1970년대 초반 사라진 전산옥 주막터>
동강은 1960년대까지 정선에서 영월을 거쳐 뗏목을 타고 서울로 내려가던 물길이었는데
떼꾼들은 거친 여울을 헤치고 위험을 마주하며 험난한 물길과 사투를 벌였다고 하며
육체적 한계에 도달한 떼꾼들은 물살이 완만한 곳의 주막에 이르면
따분함과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정선아리랑을 불렀다고 한다.
정선에서 영월에 이르는 물길의 많은 주막들 가운데 이곳 만지의 전산옥 주막은
떼꾼들에게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쉼터였다고 한다.
특히 주모 전산옥(1909~1987)은 빼어난 미모에 입심을 갖추었고
정선아리랑을 구성지게 잘 불러 인기가 최고였다고 한다.
그래서 '만지산 전산옥'하면 서울에서도 떼꾼들 사이에 소문이 자자했으며
정선아리랑 가사에도 실명으로 등장하는 몇 안되는 인물이라고 한다.
"황새여울 된꼬까리에 떼를 지어 놓았네 / 만지산 전산옥이야 술상 차려놓게"
- 정선아리랑 中 -
전산옥 주막터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어라연 상회 앞에서 바라본 동강~
레프팅하는 배를 당겨서 담아 보았다.
어라연 상회의 붉은 장미꽃은 한창이었고
가게는 조용하였다.
유월의 초록과 어우러진 동강~
물빛도 초록이 되었다.
오후 3시쯤, 빗방울이 조심씩 떨어지다 그쳤다.
동강 건너 섭새나루 주차장이 있는 마을 풍경~
거운교를 건너 섭새나루 주차장으로 향하며
친구들과 함께한 오늘의 트레킹을 마무리 하였다.
<거운교에서 바라다본 동강>
대전에 도착하니 반가운 단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