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나들이
2022년10월 27일(목) 오전 10시 40분 고속버스를 타고 오랜만에 친정에 갔다.
마침 엄마가 오전 9시 15분경 전화를 걸어와 오늘 간다고 하니 무척 반가워 하셨다.
미리 이야기해도 금방 잊어 버려 얘기를 안했었는데 반찬은 뭐 해놓을까 하셔서 같이 점심 나가서 먹을테니 안해놓아도 된다고 하였다.
그 뒤로 인천에 도착할 때 까지 열번 넘게 전화를 걸어왔고
11시 15분경에는 전화를 해서 어디쯤 오느냐며 닭백숙을 해놓았다고 하였다.
내가 온다고 하니 점심 나가서 먹기로 한것은 금방 잊어버리고 시장에 가 닭을 사다가 해놓았던 것이다.
오후 1시 넘으면 도착하니 그럼 그때 같이 먹자고 하였다.
점심먹고는 엄마랑 아버지 계신 곳에 다녀오고 저녁은 지난 5월 새집으로 이사한 동생집에서 먹고 동생집에서 엄마랑 하룻밤 묵었다.
28일(금) 아침에 엄마 집에 모셔다 드리고 나는 서울 친구들 만난 후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거의 매일 통화하지만 얼굴보니 더 반가워 하셨고 자고가도 되냐고 하여 그런다고 하니 또 좋아하셨다.
물었던 말 금방 잊어버려 또 묻고 대답하고 또 묻고 대답하고......
그래도 돌아다니실 수 있으니 다행이고 감사할뿐이다.
며칠전부터 위치알리미가 고장이 나 수거하여 수리를 하려면 보름 넘게 걸리고 수리하면 괜찮다는 보장도 없다고 하여 다시 구입을 하였다.
신문물이 있다가 없으니 궁굼하다. 혹시라도 길을 잃으실까봐 걱정도 되고......
밖에 나갈때는 휴대폰 꼭 가지고 다니라고 하였지만...
짧았던 친정나들이 하면서 만난 풍경을 담아 본다.
오랜만에 고속터미널에 갔더니 못보던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다.
커다란(실제 크기보다 3~5배 확대) 접이식 테이블과 의자로 미국 시카고 출신의 로버트 테리엔(1947-2019)의 작품이란다.
오후 1시 10분경 집에 거의 도착하여 전화하니 어디냐고 하며 내가 온다고 한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점심은 드셨냐고 하니 드셨다고 하고...ㅠㅠㅠ
집에 도착하고 보니 점심은 안드셨는데 드셨다고 하신거였다.
엄마가 해 놓은 닭백숙, 맛있었다.
방금전 기억은 잊어버렸어도 예전부터 해왔던 백숙만드는 법은 잘 기억하고 계셨다.
오후 3시경 집을 나서 아버지가 계신곳에 다녀오기도 하였다.
씩씩하게 잘 걷는 엄마~
글씨도 읽어보라고 하니 잘 읽으셨다.
아버지 계신곳~ 소나무가 잘 자라고 있었다.
아버지의 이름이 쓰여있는 팻말이 안보여 순간 깜짝 놀랐는데 비가 오며 흙이 쓸려내려 살짝 덮여 있었다.
흙을 살짝 걷어내니 팻말이 보였다.
내가 고속버스 안에서 뜬 실꽃을 꽂아드리고 20여분 있다가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 석양에 길게 드리워진 엄마와 나의 그림자도 담았다.
곱게 물든 단풍나무 아래서...... 찰칵...
저녁도 맛있게 먹고 하룻밤 동생집에서 묵었다.
재개발 들어가고 5년여만에 동네가 확 바뀌었다.
28일(금) 오전 7시 13분, 거실 창 밖 풍경.
새집에서 좋은일만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