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이야기

<언어의 감성 한 스푼> 작품 모음집

송이 2022. 12. 4. 21:31

2022년 평생학습도시 조성을 위한 특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던 '언어의 감성 한 스푼' 상.하반기 수강생들의 작품 모음집이 발간 되었다.

 

지난 11월 12(토)  출판기념회 및 문학 콘서트가 있었는데 다낭 여행때문데 참석할 수 없어 책을 못 받았다가 11월 23일(수) 오전 대덕구청 미래교육과에 가서 받아왔다.

 

세 권을 받아 한 권은 연수씨를 주었다.

 

 

총 26명의 시와 수필이 담겨 있다.

 

그중에 내가 쓴 시  세 편을 올려본다.

 

 

길 보시  / 송석화

 

뜨거운 햇살과

거센 비바람을 품고 단단해졌다가

어느새 말랑말랑해진 홍시

 

쪽빛 하늘과 더 맞닿아 있고 싶었지만

길 보시가 되어

지나가는 나그네의 꿈이 되었다

 

 

시작 노트 지난해 가을, 친구와 흥진마을 대청호 둘레길을 걷는데, 감을 따시던 분이 길보시라며 지나가는 우리에게 감을 건네었다대청호를 바라보며 감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고 든든해져 점심도 거르게 되었다. 낯선 이에게 선뜻 감을 건네던 따스한 마음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보시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산을 오르며  / 송석화

 

계족산 봉황정 오르는 길

가파른 돌계단이 이어진다

잘 다듬어진 길

누군가의 손길이

누군가의 땀방울이 스며있다

 

가뿐숨을 내쉬며 한 발 한 발

울창한 숲길

꽃꼬리풀이 하얀 꽃등을 켜고 반긴다

 

시원한 바람은 내 등을 토닥이고

천천히 걸어도

멈추지 않으니 어느덧 산꼭대기

 

잘 내려가기 위해 오른 정상

탁 트인 하늘을 뒤로하고

돌계단을 밟는 발걸음이 가볍다

 

 
 

먹는다는 것  / 송석화

 

잘 다듬어진 싱그러운 채소들

빨간색 조명등 아래

부위별로 나누어진 살점들

생선들은 또 어쩌다가 시장 좌판대 위에 누워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을까

 

오늘은 채소를

어제는 고기를

또 어떤 날은 생선을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수없이 사라진 생명들

 

사라진 것은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내 안에서 다시 꿈틀꿈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