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미술관 - 담담하게:윤형근
청주시립미술관에서는 강익중작가의 전시뿐만 아니라 윤형근 작가의 기획전시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담담하게....
내가 좋아하는 단어중의 하나......
윤형근(1928~2007)
청주 출신의 한국추상미술의 대표적인 작가로 60년대 초기작부터 타계하기전 2000년대의 대표작들과 국내 미공개된 작품, 드로잉 등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생전에 말수가 적어 '침묵의 화가'로 불릴 정도로 간결한 삶의 모습이 예술과 삶이 일치됨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예술적 탐구와 실험 - 1966년 - 1970년대 초
자신만의 화법을 찾아가는 예술적 탐구와 실험적 요소에 주목하게 하는 시기의 작품들.
오른쪽 정면의 쓰러진 기둥들이 있는 작품은 1980년 광주의 아픔을 담았다고 하였다.
천지문(天地門)의 등장 - 1973년 이후 - 1980년대
번짐과 '문'을 연상하는 형상이 특징인 천지문 시리즈는 하늘을 뜻하는 청색(Blue)과 땅의 빛깔인 다색(Umber)를 섞어 만든 '청다색'으로 단순함을 추구하며 먹을 연상시키는 동양적인 정신과 색을 작품에 담아냈다고 하며, 이러한 변화의 계기는 격변하였던 일제강점기를 지나 한국의 현대사를 몸소 겪으며 그 울분과 분노의 내면세계를 작품에 고스란히 녹여낸 결과물이라 한다.
현대문학 표지에도 작가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BTS RM이 2022년 발표한 정규앨범 1집<INDIGO>에서 윤형근의 육성을 담은 곡 'Yun'을 첫 번째 트랙으로 선보였을 정도로 RM이 존경하는 작가라고도 했다.
앨범에 실린 윤형근 작가의 육성.
"평생 진리에 살다 가야 한다 이거야. 플라톤의 인문학에서는 인간의 본질인데, 진선미.
진실하다는 진(眞)자 하고, 착할 선(善)자하고 아름다울 미(美) 하고 근데 내 생각에는 '진' 하나만 가지면 다 해결되는거야"
"(죽을 때까지 해도) 못 할 거야. 그렇게 하고 싶은데 안돼. 그럴라면 욕심도 다 버리고 모든 욕심 다 버려야 해. 천진무구한 세계로 들어가야지. 그러니까 그건, 나는 그렇게 하고 싶은데 안 되는 거야. 근데 죽을 때까지 그렇게 해볼려고 노력은 해봐야지. 그게 인간의 목적인 것 같아."
절제된 예술의 혼(1990년대 - 2007년)
이전 시기에 두세 개의 기둥으로 화면을 구성하던 방식은 점차 경계가 뚜렷한 직사각형을 구조적이고 대담하게 배치하여 단순한 미의 형식을 취하였다고 한다. 짙은 갈색 빛을 띠었던 '천지문'의 청다색 혼합 안료는 배합을 달리하여 검정색에 가까워졌으며 물감의 농담과 번짐 보다는 형태의 구조와 비례가 중요시 되는 등 화면의 긴장감이 고조되었다고 한다.
핸드폰으로 청주에 뜬 달, QR코드를 인식해 달에게 소망을 담아보는 색다른 체험도 해 보았다.
미술관을 나서며 요즘 한창 피어나는 배롱나무 아래에서 담담하게......^^
딸을 만나 청주 맛집에서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와 미리 생일축하도 하였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