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이야기

한국시인협회 전국시낭송 경연대회 본선

송이 2012. 12. 8. 23:51

2012년 12월 7일.  눈이 많이 내린다는 대설.

지난 5일 첫눈이 내리고, 눈이 채 녹기도 전에 또 눈이 많이 내렸다.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컨벤션홀에서 한국시인협회에서 주최하는

시낭송경연대회 본선이 있어 지난 대전 예선에서 우리회의 이삼남 회원이

본선무대에 진출을 하게되어 총무와 함께  오후 2시 55분 기차로 서울에 올라갔다가

9시 30분차로 내려왔다.

 도착하여 객석에 앉았는데 무대의 배경이 너무 아름다워 나도 무대에 서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유리벽뒤에 자연을 그대로 담아 놓았는데(23층이라고는 느낄수 없었던...) 

조명에 비치는 눈발이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흩날리고 쌓이는 모습이 그대로 보여 시낭송을 하는

무대로는 제격이였다.   대회 출연자들이 낭송하는 시어에서도 유난히 눈이 많이 나왔었다.

 신달자 한국시인협회 회장의 인사말 -- 시를 가지고 놀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시낭송대회를 개최하게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시를 즐겼으면 하는 마음을 전하였다.

 경연에 앞서 찬조출연으로 배우 장미희님이 유치환님의 '행복'을 낭독하는 모습.

 최불암님이 윤동주님의 '자화상'을 낭독하는 모습

 이근배 시인님이 자작시 '겨울자연'을 낭송하는 모습.

 

나의 자정에도 너는
깨어서 운다.
산은 이제 들처럼 낮아지고
들은 끝없는 눈발 속을 헤맨다.
나의 풀과 나무는 다 어디 갔느냐.
해체되지 않은 영원
떠나니는 꿈은 어디에 살아서
나의 자정을 부르느냐.
따순 피가 돌던 사랑 하나가
광막한 자연이 되기까지는
자연이 되어 나를 부르기까지는
너의 무광의 죽음,
구름이거나 그 이전의 쓸쓸한 유폐
허나 세상을 깨우고 있는
잠 속에서도 들리는 저 소리는
산이 산이 아닌, 들이 들이 아닌
모두가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기쁨 같은 울음이 달려드는 것이다.

 현대판 저승사자의 모습으로 연출하였다는 이영식님의 낭송-- 고은 詩 '문의 마을에 가서'

시인부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김영동.마스부치 부부의 합송 - 윤동주 詩 <별헤는 밤>

*^^* 부부가 합송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일반부 우수상을 받았다.

 일반부 대상을 받은 김윤아님의 낭송 - 박두진 詩 <청산도>

*^^* 한복이 참 아름다웠다.   시낭송도 잘하여 대상을 받지 않을까 했는데...

 대덕시낭송협회 이삼남님의 시낭송.  한용운 詩<님의 침묵>

아쉽게도 상은 수상하지 못했지만 멋진 무대를 보여 주었다.

 일반부 최우수상을 받은 가족이 합송하는 모습.  이상화 詩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투병중인 아버지가 가족과 함께 시낭송을 연습하며 병이 많이 호전되어졌다고 한다.  한마음으로 시낭송을 하는 가족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인기상을 받은 이준혁님의 시낭송.               김사인 詩 <노숙>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들 벗기고

눅눅한 요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

생기 잃고 옹이진 손과 발이며

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보이는구나

미안하다

너를 부려 먹이를 얻고

여자를 안아 집을 이루었으나

남은 것은 진땀과 악몽의 길뿐이다

또다시 낯선 땅 후미진 구석에

순한 너를 뉘었으니

어찌하랴

좋던 날도 아주 없지는 않았다만

네 노고의 헐한 삯마저 치를 길 아득하다

차라리 이대로 너를 재워둔 채

가만히 떠날까도 싶어 네게 묻는다

어떤가 몸이여

 

위시는 2005년 현대문학상 수상작품인데 낭송자가  코트와 모자를 무대위에 벗어 놓고 바라보며

낭송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심사를 하는 동안 재능시낭송협회 시낭송가 5명이 김용호님의 서사시 '남해찬가'를  낭송하였는데 약 20여분동안 영상과 시낭송이 어우러진  이순신 장군의 일생을 감동적으로 표현하였다.   그 많은 분량의 시를 외워 멋진 무대를 보여준 낭송가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