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14. 5. 24 - 제19회 대덕백일장

송이 2014. 5. 24. 23:14

5월 24일(토)

제19회 대덕백일장이 동춘당공원에서 있어 다녀왔다.

윤민이 10살때인 2000년, 초등학교 4학년때 참여했던 기억이 떠올라

글은 미숙하지만 윤민이를 생각하며 참가하였다.

 

 

오늘의 글제는 딸기, 신문, 운동화였는데

나는 윤민이 운동화를 떠올리며 글을 썼고

간간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들을 추억하며>

한바탕 꽃잔치가 끝난후 초록이 온세상을 물들이는 오월이다.

나는 지금 꽃이 지고난 자리에 동글동글 초록열매가 영글어 가고 있는

매실나무 그늘에 앉아 지난 겨울 예기치 못한 갑작스런 일로 이세상을 떠난

아들을 생각하며 글을 쓰고 있다.

지난 1월, 아들의 유품을 정리하다 2000년 초등학교 4학년 봄,

제5회 대덕백일장에 참가하여 비록 상은 받지 못하였지만 그때 지은 시가

가족신문에 실려 있었고, 10여년전 대청댐 잔디광장에서의 풍경이 어렴풋이 떠올랐었다.

그리고, 오늘 아들을 추억하며 대덕백일장에 참여를 하게 되었다.

아들의 유품중에는 세상에 태어나 처음 신었던 120mm 빨간 운동화와

주인을 잃고 집으로 돌아온 265mm 흰 별모양 상표가 그려진 검은색 운동화가 있다.

걸음을 걷기도 전에 사주었던 빨간 운동화는

한발짝, 한발짝 발걸음을 뗀후 부터

거의 1년정도는 신었던것 같다.

그 운동화를 신고 혼자 서는 법을 배우고,

혼자 걷는 법을 배웠던 특별한 신발이었기에

훗날 어린시절을 기억할 수 있도록 내가 보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아들이 직접 사서 신었던 운동화는

아들과 함께 돌아오지 못하고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

어린시절 빨간 운동화는 늘 나와 함께였지만,

성인이 된 아들이 산 운동화는 아들과 함께 이곳 저곳을 다니며

아들과 함께 큰 꿈을 키웠으리라.

꿈을 잃고, 주인을 잃고 돌아온 아들의 운동화를 빨며

내 눈물샘은 흘러 넘치고 말았고

지금은 신발장에서 바쁜걸음 멈추고 쉬고 있다.

아들이 떠난후 세상은 멈출것 같았지만

여전히 꽃은 피고, 여전히 시간은 흐르고 있고,

여전히 아들의 운동화는 말없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