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토) 오후 7시 30분, 동춘당역사공원에 위치한 소대헌.호연재 고택에서
2021김호연재 여성문화축제의 일환으로 김호연재 허(her)스토리텔링콘서트가 있어 다녀왔다.
공연관람신청을 하려면
1회차 주제인 '엄마와의 추억 이야기'를 써야 하는 줄 알고
5월 20일(목) 오전, 대덕문화원 카카오톡 채널에 요즘 엄마의 상황을 써서 보냈는데
사연신청이 완료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나는 그냥 사회자가 사연을 소개 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모처럼 공연을 보면서 나만의 봄밤을 즐기려 저녁 준비 해 놓고 6시 30분경 집을 나섰다.
7시 30분, 퓨전국악그룹 이타의 <마지막 꽃잎은 늘 사랑스럽다>는 첫곡과 함께 공연은 시작되었고
진행자가 공연 중간중간 사연을 읽어주고 사연을 보낸 사람을 무대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도 그러려나보다 했는데 3번째로 나를 호명하였다.
그러면서 사연을 직접 읽어달라며 사회자가 내가 보낸 글을 프린트해와 건넸다.
" 2015년, 친정아버지 돌아가시고 혼자 계시는 친정엄마가 기억이 예전 같지 않으신데
아버지 돌아가신지 얼마나 되었나 물어보면 늘 1년밖에 안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왜 항상 1년밖에 안되었다고 하시는지 2019년 여름, 그 원인을 알게 되었답니다.
친정에 갔다가 엄마랑 잠자리에 누워 "엄마 몇 살이야?" 하고 물으니 77살 용띠라고 하셨습니다.
2019년이면 80세이신데... 2016년이 77세셨거든요.
그래서 그동안 엄마가 그랬구나...
엄마가 자꾸 아버지 돌아가신지 1년밖에 안되었다고 했던 이유를 그제서야 알게 되었답니다.
2016년, 어느날부터 해마가 손상되어 기억을 잘 못하게 되셨다는 것을...
현재 일상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2016년 이후 일들은 기억을 못하시는 바람에
엄마의 시간은 늘 아버지 돌아가신 후 1년 그즈음 멈춰 있습니다.
그 후 병원 정기검진도 하고, 약처방도 받고 거의 매일 전화통화하고...
활동적이시라 위치알리미를 엄마 집 열쇠에 매달아 놓아 핸드폰으로 엄마가 어디계신지
어디를 다녀오셨는지 체크하고... 친정에 자주 못가니 딸 목소리 잊지 않게 거의 매일 통화하는데
큰딸이 최고다고 하시며 매일 전화해주어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친정엄마의 기억창고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란답니다. "
담담히 읽어 내려 갔고 며칠전 길을 잃을뻔 했던 이야기, 내 우산까지 챙겨 도착 두시간 전부터 역에 나와 기다렸던 이야기 등을 나누었다.
김호연재가 친정을 그리워하며 시를 썼듯 예나 지금이나 늘 친정은 애틋한 곳이 아닐까 싶다.
9시 다 되어 공연이 끝나 돌아오는길, 핸드폰을 열어보니 엄마로부터 부재중 전화가 4통이나 와있어 얼른 통화버튼을 눌렀다. 매일 전화가 오던 내가 전화가 없으니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하셨단다.
고택에 꾸며놓은 무대가 너무나 아름다웠고 분위기도 좋았던 오월의 멋진 밤이었다.
사진은 대덕문화원 밴드에 담당자가 올려놓은 사진을 다운받았다.
대덕구 공식블로그 - 주민행복 대덕이야기에 올린 글
https://blog.naver.com/daedeokgu/222376589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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