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버리기 쉬운 일상의 기록을 담아내는 나만의 공간
儉而不陋 華而不侈

日常

10월 27일 영국사로의 가을 나들이

송이 2013. 10. 28. 23:00

 

화창한 가을날의 일요일 오후~

오랜만에 딸과 나들이를 나섰다.

옥천에 들러 지인이 운영하는 송어회집에 들러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고

옥천에서 가까운 천태산 영국사(충청북도 영동군 양산면 누교리) 은행나무를 보러 갔다.

작년 이맘때쯤에는 보석사에 들렀었는데...

 

꼬불 꼬불 작은 산길을 지나 도착한 곳에

천년 넘는 세월을 간직한 은행나무가 우리들을 맞았다.

수령이 1천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 은행나무(높이 31.4m, 가슴높이 둘레 11.5m)는

1970년 천연기념물 제 223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가지는 2m높이에서 갈라졌으며, 동서 방향으로 25m, 남북방향으로 22m정도 퍼져 있으며

  서쪽 가지중 하나는 밑으로 자라서 끝이 땅에 닿았는데

여기서 자라난 새로운 가뭇가지는 높이가 5m이상이나 되고 

가슴높이의 지름이 20cm가 넘는다고 한다.

또한 이 은행나무는 국가에 큰 어려움이 있을때마다 울음소리를 내어 알리는

영험한 기운이 있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기도 하단다.

1970년때까지 매년 정월 대보름 이곳에서 주민들이 주관하는 당산제가 수백년간 마을의 큰잔치로 열렸으나

  젊은 층이 점차 산골을 등지면서 맥이 끊겼다가

2010년 마을 공동체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부활하여

제4회 무병장수와 풍년을 기원하는 영국사 은행나무 당산제가 오늘 (10월 27일) 열렸었다고 한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쯤 이었는데 행사를 마치고

주변정리를 하고 있었다.

 

조금 일찍 왔더라면

오후 1시 부터 진행된 제1회 힐링캠프~ 休(임동창 풍류) 공연에서

임동창선생님의 피아노 연주도 들을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지켜보았을 은행나무의 생명력에

짧은 만남이었지만 나를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평소에는 울타리의 문이 닫혀 가까이 갈수 없으나

마침 행사 마무리중이어서 들어가 가까이서 은행나무를 손으로 만져볼 수 있었다.

조금씩 단풍이 들어가고 있었고 은행도 많이 달려 있다.

11월 초순이면 노란 단풍이 절정을 이룰듯 싶다.

감나무와 은행나무

멀리서 은행나무를 담아 보았다.

 

서기 668년 신라 문무왕때 세운 영국사 대웅전과 보물 533호 삼층석탑

<단풍이 곱게 물들면 이런 모습 -- 인터넷에서 퍼옴>

 

어느해 가을이 될지는 모르지만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다시 만나러 가야겠다~~~*^^*  

 

 

 

 

 

영국사

                               김명동

 

산길 거슬러

숲길 지나

영국사 앞마당에 들어서니

 

천년의 세월을

노랗게 물들이는 은행나무 잎새

속세의 번뇌로

하나씩 떨어져 묻히고

 

스님의 독경소리 목탁소리

천태산 기슭을 휘돌아 내려오면

 

처마 끝 청동 물고기

고요의 바람을 가르며 헤엄친다

 

너와 나

마음속에 담아 놓은 무거운 업장

대웅전 부처님 입가에 엷은 미소로 소멸하고

삶속에 지친 짐

여기 내려놓고 가라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