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책
남 진 우 詩
그 옛날 난 타오르는 책을 읽었네
펼치는 순간 불이 붙어 읽어나가는 동안
재가 되어버리는 책을
행간을 따라 번져가는 불이 먹어치우는 글자들
내 눈길이 닿을 때마다 말들은 불길 속에서 곤두서고
갈기를 휘날리며 사라지곤 했네 검게 그을려
지워지는 문장 뒤로 다시 문장이 이어지고
다 읽고 나면 두 손엔
한 움큼의 재만 남을 뿐
놀라움으로 가득 찬 불놀이가 끝나고 나면
나는 불로 이글거리는 머리를 이고
세상 속으로 뛰어들곤 했네
그 옛날 내가 읽은 모든 것은 불이었고
그 불 속에서 난 꿈꾸었네 불과 함께 타오르다 불과 함께
몰락하는 장엄한 일생을
이제 그 불은 어디에도 없지
단단한 표정의 책들이 반질반질한 표지를 자랑하며
내게 차가운 말만 건넨다네
아무리 눈에 불을 켜고 읽어도 내 곁엔
태울 수 없어 타오르지 않는 책만 차곡차곡 쌓여가네
식어버린 죽은 말들로 가득 찬 감옥에 갇혀
나 잃어버린 불을 꿈꾸네
- 현대문학 1998.2
남진우 | 시인. 문학평론가. 명지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시집 『깊은 곳에 그물을 드리우라』 『죽은 자를 위한 기도』 『타오르는 책』 『새벽 세시의 사자 한 마리』, 평론집 『바벨탑의 언어』 『신성한 숲』 『숲으로 된 성벽』 『그리고 신은 시인을 창조했다』 등이 있다.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오전 8시 25분~
KACE대전 윤혜숙 회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북라이크 운동 발대식에서 시낭송을 해주었으면 한다고~
축가를 부르기로 했던분이 갑자기 행사에 참석할수 없는 상황이 생겨서~~ ㅠㅠ
오전 10시 행사~
급히 아침상을 치우고 인터넷으로 책에 대한 검색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찾은 詩
남진우님의 '타오르는 책'
인터넷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
북라이크 운동에 딱 어울리는 詩인듯 싶었다.
20번도 못 읽어 보고
11시쯤 도착하여
국제 북라이크 운동본부 차경환 교수님의 특강이 끝나자 마자 시낭송이 아닌 시낭독~~
행사가 끝나고, 참석했던 많은 분들이 너무 좋았다고 얘기를 해서 흐뭇하였다.
내가 들려준 시 한편이
잠깐이나마 그들의 마음속에 머물러 감동을 줄수 있었다니
나도 행복하다~
'나의 이야기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년 10월 23일 김호연재 문화예술제 여성백일장 (0) | 2010.10.23 |
---|---|
2010년 10월 2~3일 안면도 (0) | 2010.10.03 |
*^^* 2010년 6월 10일 친구들 대전에 내려오다~~ (0) | 2010.06.10 |
2010년 5월 29일 논산 대건고등학교 관례 (0) | 2010.05.29 |
2010년 5월 25일 가족사랑 시낭송의 밤 (0) | 2010.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