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과 함께 겨울이 찾아왔다.
동동마당 가는길,
아무도 밟지 않은 첫 눈이 쌓인 길을 걷다가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 보니
선명한 내 발자국이 나를 보고 있었다.
첫눈
이정하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 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란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 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 잊어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
'日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산 현충사 - 2015. 12. 1. (0) | 2015.12.01 |
---|---|
계족산행 - 2015. 11. 29. (0) | 2015.11.29 |
텃밭 가꾸기 - 김장 배추 (0) | 2015.11.22 |
11월의 첫날 (0) | 2015.11.01 |
차꽃을 만나다 (0) | 2015.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