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버리기 쉬운 일상의 기록을 담아내는 나만의 공간
儉而不陋 華而不侈

아들을 추억하며 26

2023년 12월 25일(월)

2023년 12월 25일(월) 오랜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어제 아침에도 눈이 내려 있었는데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살포시 내려 있었다. 카톡방에서는 서울에서 인천에서 공주에서 등 눈이 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정오무렵 집을 나서 윤민이한테 다녀왔다. 눈이 그쳤었는데 은하수공원에 도착하니 눈이 또 내리기 시작하였다. 간밤에 내린 눈은 다 녹아 있었고 눈내리는 풍경속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어느새 윤민이 떠나고 10번째 맞는 크리스마스...... 마음을 다독이며 127번째 찾아온 발걸음...... 윤민이 몫까지 올해도 잘 살았다. "윤민아~ 엄마 잘 살고 있지~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 주렴~~ ^^ "

2023년 11월 5일

2023년 11월 5일(일) 정오 무렵 집을 나서 은하수공원에 다녀왔다. 40여일 만에 다시 찾은 그곳은 언제나 그렇듯 고요했다. 어머님 계신곳, 작은 풀꽃이 반겼다. 요 며칠 초여름처럼 덮더니 봄날인줄 알았나 보다. 지난 10월 1일에 떠 놓았던것~ 윤민이한테 주고 왔다. 저 벚나무 꽃이 열번을 피었다 지고, 잎이 열번을 매달렸다 떨어졌다. 봄이면 새로 움트는 나무처럼 사람도 어디선가 새롭게 태어나겠지.............................................................

2023년 9월 24일

2023년 9월 24일(일)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아 성묘를 다녀왔다. 고향에 들러 성묘하고 은하수공원 들리고 아버님 면회까지 다녀왔다. 모두모두 평안하시기를 바란다. 고향 선산에는 내가 가져다 심은 나무수국이 올해도 꽃송이를 많이 매달고 있었다. 아이들 초등학교 다니던 어느해 식목일날 대전시 행사에서 얻어다 심은 것이었다. 7~8월에 꽃이 핀다는데 한여름에는 와보지 않아 무슨색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아마도 흰색이 아닐까 싶다. 20여년 세월 동안 인적 없는곳에서 꿋꿋하게 잘 자라고 있다. 은하수공원에는 미리 성묘를 온 사람들로 길가에 차량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었다. 이제는 가을빛이 묻어나고 있다. 나혼자 윤민이 한테 먼저 들려 한참을 앉아 있었다. 10년 사이 벚나무도 많이 굵어졌고 어느새 가지끝에..

2023년 6월 5일(월)

2023년 6월 5일(월) 징검다리 연휴였던 5일, 정오무렵 집을 나서 윤민이한테 다녀왔다. 고요한 곳, 자연만이 소리없이 철따라 변해가는 곳, 그곳에 윤민이의 흔적이 있다. 어머님한테 들렸다가 윤민이한테로.......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했는데 그사이 벗나무도 많이 자랐고 내 마음도 많이 단단해졌다. 30여분 앉아 있다가 돌아오는길, 진여울 가는 언덕길의 금계국이 있는 풍경이 아름다웠다. 이제 여름의 시작이다. 모두들 무탈하게 잘 지내길 바란다.

2023년 5월 1일(월)

2023년 5월 1일(월) 오늘은 근로자의 날~ 오후 2시 30분경 집을 나서 윤민이한테 다녀왔다. 그사이 벚꽃은 피었다 지고 영산홍과 이팝나무 흰꽃이 피어 있었다. 먼저 어머님한테 들러 카네이션을 명패에 붙여 드리고 따뜻한 차 한잔 따라 드렸다. 어머님 돌아가시고 지난 겨울과 봄사이 어머님 지인이 세분이나 돌아가셨다. 저 세상에서 만났다면 외롭지 않으시겠다. 윤민이 있는 곳에도 잔디가 파릇하였고 봄 햇살아래 한참을 앉아 있었다. 버찌가 익어가는 계절~ 꿀벌이 많이 실종되었다더니 버찌도 간혹가다 보였다. 언젠가는 나도 가야 할 곳. 오월도 모두들 평안하기를.......^^

2023년 3월 26일

봄꽃이 한창이다. 4월 초에 꽃을 피우던 벚꽃도 활짝피었다. 예전보다 10여일은 일찍 꽃을 피웠단다. 윤민이 있는곳에도 벚꽃이 피었을까 싶어 11시 30분경 집을 나섰다. 한달여 만에 다시 찾은 곳. 개나리가 한창이었다. 먼저 어머님한테 들려 따뜻한 차 한 잔 따라드렸다. 윤민이 있는 곳, 벚꽃은 이제 조금씩 피어나고 있었다. 다음주 쯤 활짝 필듯 하였다. 10년 사이 벚나무도 많이 자랐다. 120번째 찾아온 곳......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따뜻한 햇살 아래 한시간 가량 머물렀다. 집에 돌아와 점심먹고 아버님 면회를 다녀왔다. 요양병원에 계신지 어느새 2달이 되었다. 그나마 잘 적응하시는것 같아 다행이다. 짧은 면회를 마치고 손을 흔들며 가시는 아버님...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데 내 마음이..

2023년 2월 25일

2023년 2월 25일(토) 오전 11시 30분경 집을 나서 윤민이한테 다녀왔다. 오늘은 왜 그런지 한달여 만에 가는 길인데 아주 오랜만에 가는 것 같았다. 이제는 어머님한테 먼저 들리고...... 정오의 햇빛은 따스한데 바람은 아직 차가웠다. 따뜻한 차 한잔 따라주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베란다 화분의 수선화가 꽃을 피웠다. 지난 여름과 가을 땅속에서 잠자고 있다가 때가 되었다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 사람도 그러했으면... 아니 사람도 그러하리라... 때가 되면은... 윤민이 떠나고 어느새 열번째의 봄을 맞이하고 있다. 때가 되면 다시 만나리라. 때가 되면은......

2023년 1월 28일

2023년 1월 28일(토) 오늘은 어머님이 돌아가신지 49일째 되는 날. 형제들이 은하수공원 제례실에서 모여 제를 지내고 산소에 들렸다. 평안하시기를 바란다. 윤민이 한테도 들려 장미꽃 한송이 놓아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갑천의 풍경 나의 유산은 / 장석남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장마 큰물이 덮었다가 이내 지쳐서는 다시 내보여주는, 은근히 세운 무릎 상부같이 드러나는 검은 징검돌 같은 걸로 하고 싶어 지금은, 불어난 물길을 먹먹히 바라보듯 섭섭함의 시간이지만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꽃처럼 옮겨가는 목숨들의 발밑의 묵묵한 목숨 과도한 성냄이나 기쁨이 마셨더라도 이내 일고여덟 형제들 새까만 정수리처럼 솟아나와 모두들 건네주고 건네주는 징검돌의 은은한 부동..

2023년 1월 8일

2023년 1월 8일(일) 어머님 생신을 앞두고 은하수공원에 다녀왔다. 한 달 전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살아계실때처럼 형제들이 꽃바구니, 케잌과 과일 등을 하나씩 준비해와 제례실에 모여 어머님을 추모하였다. 윤민이한테도 들려 꽃한송이 놓아 주었다. 윤회란 고(苦)와 락(樂)의 반복이라는데 저 세상은 고락이 사라진 진정 자유로운 세상일까? 그런 세상이길...... 이세상도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지면 고락이 사라지며 해탈에 이른다는 법륜스님의 강론이 생각나 적어본다. 모두모두 평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