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버리기 쉬운 일상의 기록을 담아내는 나만의 공간
儉而不陋 華而不侈

나의 이야기

1997. 4. 20. - 2014. 4. 20

송이 2014. 4. 23. 00:27

온세상이 초록으로 물들어가고

곳곳에 색색의 영산홍이 아름다운 사월인데

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의 사고로

온 나라가 침울하고,

아이들을 잃은 많은 엄마들의 마음이 헤아려져

나 또한 안타까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1997년 4월 20일>

 

초등학교에 들어간 윤민이가 7살, 유나가 3살때

집근처에 있는 대전지방 국세청에서 찍은 사진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국세청의 영산홍이 아름다워

윤민이 2살때부터 아이들을 데리고 가 사진을 찍어 주었었다.

활짝 웃고 있는 윤민이와 유나~

윤민이가 쓴 선풍기 모자가 우습다고 깔깔대며 웃는 유나와

엄마가 사진 찍으니 오빠 곁으로 가까이 오라고 손을 내미는 윤민이의 모습으로

오누이의 다정스런 모습이 예뻐

크게 확대하여 벽에 걸어 놓았었던 사진이다.

 

윤민이가 좋아했던

바람이 불면 돌아가던 선풍기가 달린 모자였는데

어느날 학교에 놓고 왔다가 잃어 버려

윤민이가 속상해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로부터 17년 지난 2014년 4월 20일.

가늘었던 느티나무는 제법 굵어졌고

영산홍은 느티나무의 그늘 때문인지 꽃은 예전만 못하였다.

 

<2014.  4.  17>

 

국세청 잔디밭에서

아장 아장 걸음마도 배우고

한여름에는 잠자리채로 잠자리도 잡고

한겨울에는 눈사람도 만들고

자전거도 타며 놀곤 했었는데...

 

 

막 걸음마를 떼던 1992년 4월의 어느날에 찍은 윤민이의 모습이다.

국세청 이곳 저곳에서 윤민이를 세워놓고 사진을 찍었던 나.

그러면서 행복해 하였던 나였다.

오른쪽 아래 사진에 윤민이 왼쪽볼이 불그스레 한데

사진찍는다고  서있다가 중심을 잃어 넘어지는 바람에 땅에 살짝 부딪쳐서 생긴 것이다.

지난해 11월 16일, 윤민이가 자기 어렸을적 사진을 보내달라고 해서

앨범을 찍어 보내주었던 사진중 하나로

윤민이는 이 사진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윤민이 떠나고 처음 맞이하는 봄~

세상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여전히 꽃은 피어나고

여전히 세월은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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