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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落花) / 이형기

송이 2015. 4. 6. 23:50






낙화(落花)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綠陰)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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