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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 / 서정주

송이 2012. 4. 30. 15:11

 

 

 신록   

 

                        서정주

 

    어이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ㄹ 에워 싸는데

    못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머리털 같은

    풀밭에 바람속에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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