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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피기 까지는 / 김영랑

송이 2012. 5. 10. 15:53

 

김호연재 텃밭의 백목단

모란==목단

꽃말은 '부귀'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詩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의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가고 말아,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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