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일(수) 오후 9시 35분.
2014년 새해가 밝았다.
오늘 오전 10시 30분 버스로 대전을 출발하여 수원 윤민이 살던 고시텔에 가서
짐을 가지고 왔다.
작년에 방 얻어줄때(2013년 2월 3일)가고
두번째 방문이자 마지막 방문.
그때는 그리 작다고 생각치 못했는데 오늘보니 엄청 작아보였다.
수건함의 수건도 반듯하게 개켜놓고
철 지난 여름옷도 예쁘게 개켜 침대 서랍에 정리가 되어 있었다.
눈물이 앞을 가렸고...
윤민이 선배, 후배, 친구가(직한이, 수민이, 한별이, 태원이) 와서 도와주고
나는 윤민이의 흔적을 더듬었다.
둘째네 차에 짐 실어놓고
아이들과 길건너 감자탕집에서 점심을 같이 했다.
윤민이와도 가끔 같이 와서 먹던 식당이란다.
둘째가 집까지 데려다 주고 올라갔고
저녁먹고 윤민이 옷 빨고 신발도 빨았다.
더러워진 신발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깨끗이 빨아 놓으니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
윤민이 옷도 당분간은 그냥 집에 놓아둘 것이다.
그래야 내마음이 편할것 같다.
"엄마~ "하고 전화가 올것 같다.
새해가 왔지만 실감이 안나고 시간이 뒤죽박죽된 느낌이다.
친정엄마도 전화가 와서 마음 잘 추수리라고 울먹이신다.
나도 울지 않으려 애쓰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시간이 얼마나 흘러야 내 마음이 무디어질까?
그이도 힘들텐데... 잘 견디고 있다.
내일부터는 회사에 나가봐야 할듯 싶단다.
감기까지 와서 걱정이다. 잘 이겨낼것이다.
힘들겠지만 석화야 힘내자~
1월 어느날 윤민이 옷을 정리하며 찍어놓았던 사진으로
윤민이의 손길이 묻어있는 여름옷.
판매장에 진열된 옷처럼 깔끔하게 개켜놓은 윤민이의 꼼꼼함에
나도 모르는 윤민이의 모습을 발견하였었다.
초록 줄무늬 폴라티는 내가 2009년 미국여행때 사다준 선물로
그때는 살이 쪄서 작아서 못입었는데
군대에 가서 살이 많이 빠져 2013년 여름 자주 입었던 옷이다.
청반바지는 2012년 여름, 군대에서 휴가나왔을때 사주었던 옷이다.
수건도 뽀송뽀송하게 빨아 개켜놓았던 윤민이.
2012년 12월 24일 제대후 토요일인가 일요일, 어느날 샀던 잠바.
어렴풋한 내기억으로는 서대전 세이백화점에서
고등학교 친구인 호석이와 만나 쇼핑하고 영화보고 저녁먹은것 같다.
2013년 2월 18일 수원 올라갈때 입고 갔던 옷.
윤민이가 입고 있는 모습은 한번도 본적이 없는 과잠바.
2013년 10월 어느날 구입 신청하고 11월 13일경 받은것 같다.
11월 23일 밤 윤민이가 전화왔었다.
내일 옆방 후배와 서울 광장시장으로 옷사러 가려고 하는데 20만원만 보내주면 안되겠냐고.
부족하지 않냐고 하니 그정도면 충분하다고 하였었다.
그래서 인터넷뱅킹으로 돈을 보내고 오후 10시 27분 문자를 넣었었다.
*^^* 20만원 입금하였다~ 건강조심하고 행복한 날들 되렴~
오후 11시 13분
고마워 ㅠㅠ 엄마도 건강 조심해!!
12월 6일 집에 왔을때 못보던 검정색 외투를 입고 왔었고
24일 샀던 옷이라고 하였다.
알고보니 광장시장 구제상가에서 옷을 산거였다.
그래서 20만원으로 외투를 3개나 사고 셔츠도 산것 같다.
그이는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갑자기 떠나고 나니
헌옷을 사서 입은 윤민이가 한없이 안쓰럽다고...
살아있었다면 괜찮았을텐데
떠나고 나니 더 많이 못주고, 더 넉넉하게 못준것이
그이도 나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윤민아~ 미안하다~~"
"괜찮아 엄마~~ 내가 미안하고 그리고 고마워~~"
항상 고맙다고 말했던 윤민이... 보고싶다.
2014년 3월 9일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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