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8일(수) 봄비가 내리는 계족산을 3시간여 걸었다.
지난 월요일(3월 16일) 영래엄마가 전화를 걸어왔다.
시간되면 만나자고...
그동안 몇번 만나자고 하다가 서로 일이 있어 못 만났고
수요일에 만나자고 약속을 하였다.
비예보가 있어 괜찮냐고 했더니
비오는날을 좋아한다고 더 좋다고 하여
그럼 수요일에 만나 계족산 한바퀴 돌고
점심 같이 하기로 하였었다.
오전 열시에 만나 법동소류지로 해서 옥류각을 지나
절고개로, 황톳길을 따라 임도삼거리로 해서 오솔길을 따라 봉황마당쪽으로 내려왔고
다시 법동소류지쪽으로 걸어
맛집으로 소개된 중리시장 손칼국수집에 들러 늦은 점심을 하였다.
정자에서 잠시 쉬며 마시는 커피는 더 맛이 있었고
비가 와서 인지 북적이던 산길이 한산하여
우리 둘이 계족산을 전세 낸 것 같았다.
대전에 처음 내려와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았고
아이들도 나이가 비슷해 자주 어울렸었는데
이사하고 난 후, 영래엄마도 직장에 다니고 하면서
자주 만나지 못했었다.
봄비 치고는 제법 많은 비가 내렸지만
서로 지나온 이야기하면서 걷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빗속에 노랗게 핀 생강나무꽃도 눈에 들어왔고
이름모를 나무의 흰 꽃도 보았고
꽃망울을 살찌우고 있는 진달래와 영산홍도
빗속에서 더 예뻐 보였다.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국세청앞을 지나는데 영래엄마가
국세청 영산홍이 필때면 아이들 데리고
사진 찍어 주었던 것을 기억하고 이야기하는데
'영래엄마도 그 일을 기억하고 있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그만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
.
.
영래엄마가 카톡을 보내왔다.
--미안해요. 좀더 일찍 시간을 함께 했어야 하는데...
빗속을 걸으며 모든 슬픔을 봄비님이 지워 주리라 기도 했어요.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게 해 달라는 당부도~~~ --
색색의 영산홍 앞에서 사진 찍어 주었던 봄이 또 오고 있는데...
사진 속 영산홍도 소나무도 느티나무도 그대로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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